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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생각들

다르다

오늘 아침에는 안개가 자욱했다. 온 마을이 구름 속에 들어앉은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 해가 높아지면서 안개가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이런 날의 대관령 풍경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나뭇가지들에 수증기가 잔뜩 앉았다가 얼어붙어 자잘한 가지 하나하나마다 뽀얀 서리가 내리기 때문이다. 그런 나무들로 한가득한 산은 "정말 아름답다." (정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더구나 용평 스키장의 골드 슬로프로 올라가는 길에는 자작나무가 많은데, 몸통이 흰 자작나무, 그 가지 하나하나까지 서리로 하얗게 물들면, 그 모습은 "정말 아릅답다."

 

아직 아스라히 남은 안개의 기운 사이로 꼼꼼히 서리가 내린 나무들.... 아, 이 미천한 문장력... ㅠㅠ

 

매일 보는 대관령/발왕산 풍경, 겨울이면 허구헌날 보는 눈쌓인 산, 서리내린 나무인데도,

새삼스레 탄성을 자아내게 만드는 날이 있다. 아니 많다.

경치 좋은 것도 하루이틀이지 심심하지 않냐고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는데,

그런 질문은 사실 질문이 아니라 딱히 적당한 대꾸를 찾기가 힘들다.

사실 적당하지 못한 탓에 하지 못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대꾸는 이런 거다.

 

같은 경치를 매일매일 보기 때문에, 그 경치가 다르게 보인다고.

아마 매일매일 보지 못한다면, 이게 하루하루 다르다는 것을 모를 거라고.

같은 걸 계속할 때만 보이는 다름이라는 게 있기 마련인데,

아마 당신은 그걸 말해도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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