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피노자

결핍을 볼 것인가 능력을 볼 것인가 한동안 철학 책을 많이 읽다가, 그 다음에는 사회학 책을 많이 읽다가, 또 요즘엔 경영서를 찾아 읽는다.지향의 변화, 포지션의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내게는 어떤 책을 읽고 있느냐인 것 같다.요즘 읽는 책은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다. 그전에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경영서를 읽는 게 자연스러웠을 시기에는 오히려 경영서를 거의 읽지 않았다. 그때는 다 뻔한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요즘에는 오히려 다르게 읽히는 지점들이 생긴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로부터는 구글이 일하는 방식보다는 -- 사실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그 자체로 새로울 건 많지 않다 -- 구글이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읽힌다. 그래서 뒤집어 생각하자면, 많은 조직이 구글처럼 일할 수 없는 이유, 그.. 더보기
판단의 중지 인간은 말과 이미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또한 각자는 종교의 보편적인 가르침을 자기의 고유한 상상계에 맞추어 각색해야만 하고, 다른 사람들의 상상계는 자기의 것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자기를 표현하는 방식에, 더 나아가서는 사람들이 이해하는 방식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우정은 정신의 융합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판단의 중지와 확인에 대한 기대 안에 있다. 내 생각에는 스피노자의 좌우명의 의미도 바로 이런 것이다. 스피노자가 자기 편지 위에 찍었던 봉인의 의미 말이다. Caute, 그것은 "신중하라!"라고 번역될 수 있을 것이다. 신중함은 "결코 예속이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인간 본성의 자유다."...아주 사소한 우둔함을 찾아내고, 부조리와 추문으로 환원하는 것은.. 더보기
화폐 강박 에티카저자B. 스피노자 지음출판사서광사 | 2007-10-1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번역한 책. 에티카는 스피노자 스스로 '기하... 에티카 4부 부록 중, 제28항. 그러나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서 만일 인간이 서로 돕지 않는다면 개개인의 힘만으로는 거의 충분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의 척도는 돈으로 나타났으므로 돈의 표상이 대중의 정신을 가장 많이 차지하게 되어 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돈의 관념을 원인으로 동반하지 않는 어떤 종류의 기쁨도 거의 표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29항. 그러나 이것은 궁핍이나 필요에 의해서 돈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돈을 늘리는 기술을 배워서 그것을 자랑하기 위해서 돈을 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만 행해지는 비난이다. 말하자면 그들은 습관적으.. 더보기
스피노자와 크로포트킨 "자연 상태는 두 가지 성격을 띤다. 한편으로, 그것은 현실적 인간들의 상태이다. 곧 부적합한 관념에 지배되지만 이성의 씨앗과 이성에 따라 나오는 요구를 지닌, 인간들의 상태이다. 그런데 만일 이 인간들이 그들 욕망의 무정부적 자생성만을 따라 움직인다면, 만일 그들 정념의 흐름이 어떤 정치적 조건형성(conditionment)에 의해 유도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자연 상태는 다른 한편, 바로 이런 상황에서 움직일 현실적 인간들의 상태이다. 어느 누구도 이런 상태에서 오래 살 수 없다는 바로 그 이유에서, 자연 상태는 어떤 경험에도 상응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이 단지 허구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자연 상태는 일종의 하부-정치사회로서, 별도로 실존하진 않지만 여하간 정치사회의 일차적 질료가 되며 정치.. 더보기
불교 심리학과 스피노자 불교심리학 책인 "미스리딩 마인드The Misleading Mind"의 원고 편집을 하고 있는데,요즘 짬짬이 읽는 스피노자와 엄청 공명을 일으켜서 짜릿짜릿 놀라고 있다. 예를 들면, 고병권 샘 스피노자 강의록에 나오는 에티카의 정리 17. 우리가 사물에 대해 갖게 되는 직접적 표상은 그것이 결국(최종 심급에서) 사물들의 실재적 본성에 의존하지 않고, 오히려 그 사물들에 대한 상상적 표상을 하는 주체의 신체의 본성을 더 많이 지시한다. 그리고 이런 말도, 우리 정신은 신체에 직간접적으로 작용을 가해오는 많은 것들을 지각하지만 그런 지각이 그런 작용을 가한 물체들의 참된 구조를 알려주는 건 아니다. 오히려 변용들이 지시해주는 것은 대상들의 실재적 특징보다는 우리 자신의 신체상태다. 어떤 변용을 지각하는 한에.. 더보기
[20120919] 씨앗문장프로젝트: 여기서 시작한다 고병권 선생님의 스피노자 강의록 ("에티카의 구성과 방법") 중에서 우선은 스피노자 방법론이 갖고 있는 놀라운 긍정의 권력의지를 충분히 음미하기 바란다. ... 결핍을 볼 것인가, 능력을 볼 것인가. '없는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있는 것'에서 시작할 것인가. 갖추지 않으면 출발할 수 없다는 쪽과 출발하지 않으면 갖출 수 없다는 쪽. 당신은 어느 편인가. ...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자갈밭에 서 있을 때조차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에게는 지금 자갈이 있다고. 우리는 좋은 데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좋은 것을 만들어내야 할 사람들이라고. 철학은 자갈밭에서도 하는 것이라고. 더보기
[20120918]씨앗문장프로젝트: 가진 것으로 시작한다 고병권 선생님의 스피노자 강의록("스피노자의 시대성과 비시대성") 중에서 최초의 관념에 도달하려는 시도는 부질없다. 문제는 실천이다. 언어를 배울 때도, 도구를 만들 때도 사람들은 처음에 자기에게 있는, 다소 조잡한 것들로부터 시작한다. ... ... 전제를 가능한 빨리 무효화시켜야 한다. '가능한 빨리' _들뢰즈, 186-187 회의주의자들이 지긋지긋하게 제기하는 출발점의 문제를 스피노자는 실천적으로 돌파한 셈이다. 우리는 무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항상 주어져 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생산의 결과 속에서 항상 생산 원인을 본다. 참된 관념은 적합한 관념이며, 적합한 관념은 원인을 표현하는 관념이고, 그것은 또한 [생산] 능력에 대한 인식이다. 더보기
스피노자 철학에서 개인과 공동체 _ 강독 (1) 첫째, 독특한 본질들은 만물이 만물에 점점 더 가까이서 작용하는 우주의 부분들로서, 오직 공통성/공동체 속에서만 실존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 본질들은 유리한 맥락을 상호 마련해가는 이 보편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그들 각자의 본성에는 없었던 무한하게 많은 규정들을 외부에서 조달해 오면서 각자의 현실화를 가로막아왔던 논리적 공백을 채울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째, 이 협력에는 부정적 상관항이 있다. 실상 유한양태 B는 무조건적으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건부로 실존한다. B는 다른 유한양태 A가 현실화되는 경우, 오직 그 경우에만 현실화되며, A가 없다면 B는 능산자 안에 잠재성의 상태로 머물러 있기에 말이다. 따라서 독특한 사물은 실존하지 않는 것으로도 인식될 수 있는 한에서, 필연적으로 영원하진 .. 더보기
[20120915]씨앗문장프로젝트: "항상 갱신되는 존재의 영토를 발견할 가능성" 고병권 선생님의 스피노자 강의록("스피노자의 시대성과 비시대성") 중에서 우리는 외적 영향 아래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한 양태이며, 스스로 무수히 많은 부분들로 이루어진 복합체이다. "자연은 우리가 할 수 없는 것 혹은 욕망하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것도 금지하지 않았다." (TTP, 202; TP, 35) 스피노자는 우리에게 "항상 갱신되는 존재의 영토를 발견할 가능성"을 가르치며, "혁신의 즐거움, 욕망의 확산, 전복으로서의 삶"이라고 하는 게 하나의 '필연성'임을 말하고 있다. 나는 이렇게밖에는 살 수 없다.그리고 동시에 그것이 내 선택이기도 하다. 더보기
스피노자의 철학 중 - 1. 스피노자의 철학저자질 들뢰즈 지음출판사민음사 | 2012-02-2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스피노자의 철학』은 20세기 스피노자 르네상스를 주도한 프랑스... 가장 좋은 사회는 사유 능력을 복종의 의무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사회, 오직 행위에만 적용되는 국가의 규칙에 그것을 종속시키지 않는 것을 자신의 고유한 이해로 삼는 사회일 것이다. 사유가 자유로운, 따라서 생동적인 한, 그 어느 것도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사유가 그렇지 못하게 될 때, 모든 종류의 다른 억압들 또한 가능해지며, 그것들은 이미 실현되어, 어떤 행위라도 유죄가 되고 모든 삶이 위협받게 된다. 의심할 여지없이 철학자는 민주주의 국가와 자유주의적 환경에서 가장 우호적인 조건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목적을 국가의 목적들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