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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생각들

제안들

지난 2-3년간 이렇게 저렇게 마음 끌리는대로 시간을 들여온 일들이 자연스레 연결되며 나름의 그림이 드러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요즘. 

딱히 계획이 있어 그런 일들을 벌려왔던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 모든 일을 벌린 건 '나'였고, '나'라는 사람이 가진 관심사라는 건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기 마련이니. 그 무작정 벌린 일들이 결국은 하나의 스토리로 꿰어지기 마련인 거겠지.


요즘 들어 예상치 못했던 이런저런 제안을 받게 되곤 한다. 몇몇은 예상할 수 있는 것이기도, 또 몇몇은 전혀 예상밖의 것이기도 하다. 그런 걸 보면 그 나름의 그림이란 것이 나에게 드러나 보이기에 앞서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보이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존경하는 분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 분과 안면을 익히게 된 것도 무작정 들이댄 결과였다. 그것도 벌써 2년전 일이던가. 그간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었는지를 물으시더니, 뜻하지 않게 큰 제안을 주셨다. 수락할 수 없는 형편이기도 했거니와 수락할 자격도 없는 제안이라 사양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런 분께 그런 제안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다. 내가 대체 어떤 길로 발을 들여놓고 있는 것인지 좀 어리둥절해지곤 하는 요즘이다.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껴본 적 없는 종류의 책임감을 느끼는 시기다. 대의니 사명이니 하는 무거움은 단 한번도 내게 어 울리는 단어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러길 바란다. 그렇지만 언제나 내가 시간을 들이는 일이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길 바라며 살았다. 그 의미를 전혀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시기에 나는 가장 불행했다. 요즘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지쳐있다고 느낄 때가 잦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의미 있는 일이긴 하다고, 그렇게 느낄 수 있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마 나는 요즘 행복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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