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의 신간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 실린 첫 번째 글 중에 ---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은 욕망의 세계다. 거기에서 우리는 너의 '있음'으로 나의 '없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믿고 격렬해지지만, 너의 '있음'이 마침내 없어지면 나는 이제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한다고 느낄 것이다. 반면, 우리가 무엇을 갖고 있지 않은지가 중요한 것이 사랑의 세계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우리 사이에는 격렬하지 않지만 무언가 고요하고 단호한 일이 일어난다. 함께 있을 때만 견뎌지는 결여가 있는데, 없음은 더 이상 없어질 수 없으므로, 나는 너를 떠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나의 '없음'과 너의 '없음'이 서로를 알아볼 때 일어나는 격렬하지 않지만 고요하고 단호한 그 일, 바로 사랑은 비단 남녀간의 사랑에만 국한되는 것도 일대일의 관계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분명히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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