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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생각들

상실

어제 ㄱㅂㅈ 기자님 빈소에 다녀왔다.

기자님과는 일면식도 없지만, 기자님의 동생 두 분과 조금 인연이 있다.

사실 가지 않았다 해도 그리 이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어쩐지 가지 않으면 마음이 좀 불편할 것 같았다.


당연하지만, 기자님의 아내분이 계셨다. 그 얼굴을 보는데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는데, 눈에 힘을 잔뜩 주어 참았다. 장례식장을 나오는 길에 결국 좀 울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12시간 가까이 비행기를 타고 가서 시신을 모시고 다시 12시간을 비행기를 타고 돌아온, 그러고 장례식장을 내내 지키고 있는 아내분의 심정이 어떠할까. 상상하기도 힘들다.


페이스북에는 기자님을 애도하는 수많은 글이 넘실거린다. 모두 하나같이 자신의 각별한 경험을 담았다. 의례적인 글은 하나도 없었다. 정말 근사한 분이셨나보다. 그런 분을 만나뵐 기회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니 안타깝다.


올해는 온 나라가 급작스런 죽음들에 시달린다. 내 남편은 급작스레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오늘을 산다고 내일을 산다는 보장이 없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 이 순간을 충만하게 살고 싶은데, 이 역시 참 관념적인 말이다. 그렇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나는 지금 그렇게 살고 있나 자문하면 어떤 쪽으로도 확답할 수 없는데, 

이게 아니라면 어떻게 다르게 살 건데? 하고 물으면 글쎄 다른 뾰족한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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