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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빈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다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 발제문 폴라니는 경제적economic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하나는 형식적formal, 다른 하나는 실체적substantive 의미입니다.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의 용어를 쓰자면, 전자는 돈벌이 경제이고 후자는 살림/살이 경제인 셈이죠. 실체적 경제는, 폴라니의 정의를 빌리자면, 인간의 물질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벌어지는 인간과 자연환경 사이의 제도화된 상호작용입니다. 하나 짚어둘 것은 『살림/살이 경제학을 위하여』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여기서의 물질적 욕구는 순전히 육체적으로 필요한 것만을 일컫는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폴라니는 “욕구가 아니라 수단이 물질적인 것”이라는 의미이며 “인간의 욕구가 충족을 위해 물질적 대상에 의존하는 한 .. 더보기
인간이 선한 존재이게 하는 경제: "칼 폴라니의 경제사상"을 읽고 근대 이전에는 실체적 경제(홍기빈의 용어를 쓰자면 살림살이 경제)의 필요를 중심으로 사회적 가치가 형성되었으며, 실체적 경제상의 필요를 넘어서는 잉여의 축적은 반사회적으로 취급되었다. 그런 취급이 꼭 의식적이고 명시적으로 벌어지지 않는 경우에도, 사회적 제도와 관습이 그런 잉여의 축적을 억제하는 경향이 있었다. 현대 사회는 실체적 경제, 질적 경제의 차원에 대한 고려가 사라지고, 양적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형식적 경제(홍기빈의 용어를 쓰자면 돈벌이 경제)가 최우선시되면서 모든 사회적 규범이 형식적 경제를 중심으고 구축되었다. 한 마디로, 경제주의가 지배적 가치관이요, 윤리관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형식적 경제 아래 매몰된 사회적 가치를 되살리기 위한 핵심은 사회/경제적 상호작용이 "지역에 뿌리 내린 구성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