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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생각들

프레임

그들(나쁜 놈) - 우리(피해자)라는 하나의 프레임에 매몰되어 버리면,
모든 정보가 상대는 나쁜 놈이라는 결론을 가리키고
결국 "우리"는 거대한 "적"과 싸우고 있다는 환상에 빠져
돈키호테 놀이를 하는 형국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니체가 말했듯이, 괴물과 싸우다 보면 괴물을 닮게 된다고,
저런 이분법적 프레임을 들이밀며 맹렬히 싸우자 드는 이를 상대하다 보면
아이러니하게도 똑같은 프레임을 상정하게 되기가 쉽다.

그래서 경기동부와 어버이연합이 어찌보면 꼭 닮은 모습이 되버린 거겠지.
세상사란 참 부조리하기 짝이 없다. 어느 순간, 피해자가 가장 무시무시한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데, 그런 순간에 가해자가 된 피해자에게 도덕적 비난을 가하는 것은 참으로 허망하고 의미없는 일이다. 

내 안에는 어떤 프레임이 있을까.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어떤 색깔이 칠해져 있을까.
가끔씩 무슨 말을 하기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