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속 생각들

결핍을 볼 것인가 능력을 볼 것인가

한동안 철학 책을 많이 읽다가, 그 다음에는 사회학 책을 많이 읽다가, 또 요즘엔 경영서를 찾아 읽는다.지향의 변화, 포지션의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이, 내게는 어떤 책을 읽고 있느냐인 것 같다.

요즘 읽는 책은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다. 그전에는 [당신은 전략가입니까]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경영서를 읽는 게 자연스러웠을 시기에는 오히려 경영서를 거의 읽지 않았다. 그때는 다 뻔한 얘기가 아닌가 싶었다. 요즘에는 오히려 다르게 읽히는 지점들이 생긴다.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로부터는 구글이 일하는 방식보다는 -- 사실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그 자체로 새로울 건 많지 않다 -- 구글이 그렇게 일할 수 있는 이유가 읽힌다. 그래서 뒤집어 생각하자면, 많은 조직이 구글처럼 일할 수 없는 이유, 그래서도 안 되는 이유를 생각하게 된다.


개인의 층위에서든, 조직의 층위에서든, 언제나 출발점은 정해져 있다. 단지 출발점을 얼마나 회피함 없이 직시하느냐가 문제다. 고병권 선생님의 스피노자 강의록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 자갈밭에 서 있을 때조차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당신에게는 지금 자갈이 있다고. 우리는 좋은 데서 출발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좋은 것을 만들어내야 할 사람들이라고."

길을 떠나는 사람은 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러니 조직이 작동하는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면 -- 그것을 조직문화로 표현하든, 시스템으로 표현하든, 운영원칙으로 표현하든 -- 

가진 것에서, 서 있는 곳에서 출발할 수밖에. 황무지 자갈밭에서 자랄 수 있는 작물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일상 속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4년의 마지막 포스팅  (0) 2014.12.31
제각각의 공을 저글링하기  (0) 2014.12.14
keep your feet on the ground  (0) 2014.12.13
책이 나오고 열흘  (0) 2014.12.10
"우등생병을 버려"  (1) 201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