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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거나 옮기거나 만든 책 이야기

<음식 여행 끝에서 자유를 얻다>



음식 여행 끝에서 자유를 얻다

저자
데이나 메이시 지음
출판사
북돋움 | 2012-06-2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공복감을 없애려면 마음의 허기를 채워라!마음으로 몸을 살린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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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여성에겐 다이어트가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식욕은 누르면 누를수록 스멀스멀 기어올라 한순간 우리를 덮쳐버립니다. 먹을 때나 먹지 않고 참을 때나 음식에 사로잡혀 사는 사람이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니 다이어트 책이 수없이 팔려나가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런 책들은 입을 모아 체중계와 거울, 헬스클럽과 칼로리 사전을 가까이하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 소개하는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공복감을 없애려면 마음의 허기를 먼저 채우라는 이야기, 살찌는 음식을 피하려면 칼로리를 외울 게 아니라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라는 이야기죠.


얼마 전에 보도된 “화목하지 않은 집 여자아이가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는 기사를 보셨나요? 이 책의 저자 데이나 메이시Dayna Macy가 아마도 그런 대표적인 사례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부모님의 불화, 아버지에 대한 애증이 준 심리적 공허함을 음식으로 채워 버릇하다가 저자는 섭식 장애의 길로 자연스레 빠져듭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폭식증 탓에 그녀는 결혼하여 아이를 갖고 엄마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아름답고 건강한 몸을 누리지 못합니다. 


그런 그녀가 끊임없는 식욕과의 전쟁에서 벗어나려고 시작한 일은 음식을 이해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생 자신을 유혹했던 소시지나 초콜릿 같은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나아가 근사한 고기 요리를 위해 가축이 어떻게 길러지고 도축되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그녀는 자신의 욕구를 억누르는 게 아니라 욕구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바꾸어 놓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자신을 떠나지 않고 괴롭히던 공복감이 사실은 뱃속의 허기가 아니라 마음의 공허함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니, 자기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 여기며 살아왔던 것이죠. 데이나는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 사랑하고 사랑받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과 화해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으로 좋은 음식, 건강한 음식을 즐기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수많은 여성과 마찬가지로, 데이나는 평생에 걸쳐 음식을 사랑하면서도 음식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데이나는 날씬해지라는 각종 다이어트의 조언을 따르기보다는, 내면으로부터 음식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고자 긴 여정을 시작합니다. 어린 시절의 상처를 되짚어보고, 자신이 지닌 음식에의 집착이 어디서 왔는지 탐구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특별히 탐닉하는 음식, 올리브, 치즈, 소시지, 초콜릿 등이 만들어지는 곳을 직접 찾아, 그 음식들이 자신의 식탁에 놓이기까지의 과정을 배워갑니다. 그리고 그런 음식들이 자신의 몸에, 그리고 마음에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추적합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을 되짚으며, 데이나는 자신이 음식에 향수를 투영해왔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가족의 문화와 전통이 식습관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끼치는지도 알게 됩니다. 먹는 행위의 영적 측면을 이해하면서, 그녀는 진정한 의미의 ‘만족’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결국 균형과 자유를 얻는 자신만의 방법을 터득합니다.


자신을 뿌리치고 집을 나가버린 아버지 뒤에 홀로 남아 냉동 피자를 게걸스레 먹어치우던 10살의 소녀가 오렌지 하나를 천천히 까 한쪽씩 입에 넣고 알알이 터지는 향과 맛을 음미할 줄 아는 40대의 여인으로 성장하는 과정. 저자가 털어놓는 자신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