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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생각들

2014년의 마지막 포스팅

힘들었던 한 해였다.

나에게뿐만이었을까, 이 사회 대부분에게 그런 한 해였을 것이다.

그럼에도 참 많은 일을 했다.

그래서 더 힘들었지만, 그 덕에 신나고 재미있는 경험도 많이 했다.

일하는 재미 덕에 우울하고 슬픈 사건들을 그럭저럭 돌파할 수 있었다.


올해 유일하게 받은 손글씨 연하장에 이런 구절이 있었다.

올 한 해 너는 마치 그 동안 저속재생시키고 있었던 <바오밥 나무의 생태> 비디오를 본격적으로 10배속해서 보여주기 시작한 느낌이었어.

오랜 시간 나의 모색과 시도를 지켜봐줬던 친구의 이야기였기에 좀 뭉클했다.


성질이 급한 나는 일을 벌려놓고 생각만큼 빨리 돌아오지 않는 결과에 실망하곤 한다.

그렇지만 언제나, 거의 한번도 빠짐없이 결국은 어떤 결과가 돌아왔다. 생각지 못한 타이밍에, 생각지 못한 모습으로.

올해는 그렇게 돌아온 결과가 적지 않았던 한해였다.

그런 생각지 못한 결과들은 또 다른 씨앗 뿌리기로 나를 데려다주기 마련이므로,

올해는 그만큼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일들을 많이 벌렸던 한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또, 생각만큼 빨리 돌아오지 않는 결과에 여전히 조금은 실망하기도 했다.

새해에 생각지 못한 결과로 근사하게 돌아와주기를 기대해본다.



어떤 것도 의미 있어 보이지 않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고,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을 하고 싶다. 

진지 빠는 이야기도, 10년 뒤 미래 같은 실없는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놀면서 살고 싶다.

제일 재미있는 게 일이라고 해도 괜찮을 터전을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싶다.

뭐, 어차피 희망찬 세상도 아닌 터에 좀 크게 질러보면 어떻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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