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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이야기

#내리막세상의유능함 세미나 기록 (1)

3월 24일 세미나 모집


"다르게 살고자 한다면 결국 더 유능해져야 한다."
[내리막 세상...] 책을 쓸 때, 거의 초반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말이었고, 결국 책의 에필로그 마지막 문단을 여는 문장이 되었다. 


책을 내놓은 다음에는 저 말이 무슨 주문처럼 마음속에 자리 잡아 그 유능함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시시때때로 한다. 안은별 기자가 ize 서평에서 했던 다음의 말도 내내 마음에 남았다.

"하지만 “다르게 살고자 한다면 결국 더 유능해야 한다”는 마지막 언급이 잔혹한 진실인데, ‘개개인이 유능한 상태로’ ‘함께’가기란 가장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
그래서 이 고민에 좀더 본격적인 모색을 여러 분들과 함께 시작해보고자, 함께 읽고 쓰는 모임을 열어보려 합니다. 거의 1년쯤 세미나를 굶었더니 허기집니다!

그래서 함께 책을 읽고 글을 나누어줄 동료들을 모집합니다. 가칭 '‪#‎내리막세상의유능함‬' 세미나입니다. 몇 가지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전체 인원은 15명 내외로 할 예정입니다. 10명 정도로 정착될 것이라는 목표로 smile 이모티콘
2> 매주 토요일 오후에 진행할 예정이나 일정은 다시 조율할 수 있습니다. 첫 모임은 4월 2일로 예정 중입니다.
3> 돌아가면서 발제글이나 쪽글을 씁니다. 글을 함께 나누어 줄 분들이 참석해주길 바랍니다.
4> 장소는 은평구 불광역 인근 서울혁신파크입니다.
5> 함께 읽을 책들은 아래와 같습니다.(진행 중에 책 한두 권은 빠지거나 교체될 수 있습니다.) '다르게 살기'를 위한 유능함이란, (1)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2)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느냐, (3) 타인과의 관계 맺기를 어떻게 접근하느냐, 이렇게 세 가지 문제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들을 함께 논의해보기 위한 책들입니다.


(1) 사람, 장소, 환대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56066229
(2) 자아연출의 사회학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6080136
(3) 공통체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4469484
(4) 이 폐허를 응시하라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19592167 
(또는) 멀고도 가까운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6721285
(5) 방황하는 개인들의 사회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8817299



4월 3일


'환대'하기 위해 얼굴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두 팔을 벌릴 필요는 없다. 그저 이름을 기억하고 자리 하나를 쓱 비워두면 딱 충분하다. 나는 네가 있는 걸 알지만 꼭 우리가 말을 나눠야 하는 것도 아니다, 정도의.


어제는 ‪#‎내리막세상의유능함‬ 첫 모임날. 2/3 정도는 이전 세미나와 롤링다이스에서 넘어온 이미 아는 분들, 그리고 나머지는 처음 뵙는 분들이었다. 

모임의 첫날은 늘 어색한 긴장감과 설렘이 있다. 첫날의 내 마음은 걱정 반 소망 반이다. 아는 사람들 사이의 친밀감이 너무 드러나 처음 온 분들이 배타적인 느낌을 받지 않게 해야한다는 걱정. 동시에 구축되어 있는 관계들을 보면서 내일이면 뿔뿔이 흩어질 모임이 아님을, 이어지고 이어지는 관계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곳임을 다들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

어색함 속에 오가는 말들로 서로의 정서를 짐작하고, 그러면서 서서히 쌓이는 환대의 감각. 모여서 책 읽으면서 느끼게 되는 또 다른 재미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 장소 환대]는 첫 책으로 역시 딱이었다.




4월 30일


오늘 ‪#‎내리막세상의유능함‬ 세미나에서 나눈 얘기들이 굉장히 좋았다. 잊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간략히나마 나를 위한 기록을 남겨본다.(임소희가 1년 지나서도 또 상기시켜 주겠지만.)


1. 

우리의 일이 하나의 공연이라면, 공연 자체를 사랑한다는 것, 내가 잘하는 것이 아니라 공연 자체가 잘되는 것에 집중하기.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들.

2.

하나의 역할, 자신 하나의 퍼포먼스에 대한 무용한 집착에서 벗어나려면 자신이 놓인 공연 자체를 능동적으로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3.

자아가 관념 속에서 쓸데없이 비대해지지 않도록 하기, 그러나 동시에 많은 무의식적인 선택이나 순응을 명시적인 영역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들.

4.

유능함의 단위를 '나'가 아니라 '팀'으로 생각하기.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어떻게 안전하고 공고한 팀을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5.

좋은 이야기를 두루뭉술하게 함으로써 좋은 것의 힘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일을 경계하는 것. 어떻게 가치에 최대한의 구체성을 담을지.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 남겨야 하는 것이라면 바로 그런 구체적인 성공이나 실패의 기록들이라는 점.

6.

교육 기간 동안은 대단한 자아상을 주입받다가 노동의 장에서는 비루한 현실과 직면하게 되는 청년 세대의 현실.

7.

우리의 목표와 자기의 개인적 욕망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의 중요성. "나는"으로 시작하는 문장을 말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 좋은 대의 뒤로 자신의 욕망을 숨기지 않는 일이야말로 진짜 팀웍의 전제조건. 함께 하는 일에서 함께로서의 목표와 더불어 개인으로서의 목표와 의미를 동시에 운용할 줄 알아야 지속가능성이 생긴다는 점.



5월 11일


작년 오늘 '나만 보기'로 내가 이런 글을 적어놓았다고 페북이 알려준다.

가끔 1년 후에 떠올리고 싶은 말을 이런 식으로 써놓곤 한다. 마치 1년 전의 나는 1년 후에 [공통체]로 세미나를 할 거라는 사실을 알았던 듯하네

함께 일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공통의 지점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능한 공통의 기반 중 가장 구체적일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협업의 출발이다.

대개의 논쟁은 그 반대다. 다른 것이 무엇인지 포착하고 그 지점에 논의의 각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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