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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이야기

라 선생님 말이 나온 김에...

<에크리 읽기> - 브루스 핑크 / 김서영

...그의 대상관계는 결코 그가 언어에 편입되기 이전과 같이 '완전'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항상 어쩔 수 없이 어떤 면에서는 결여되어 있다고 느낄 것이며 아이는 그 결여를 메우는 것을 욕망하게 될 것이다(이것이 아이가 가진 '존재의 결여'이다) 

 

기표에 의해 구축된 존재 속에서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불가능한 작업이지만 아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상들을 만날 때마다 그 대상의 결여를 보상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따라서 그의 욕망은 다음번에는 지난번보다 간극을 더욱 잘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하나의 대상에서 다음 대상으로 영원히 부유하도록 유도된다.

 

라캉이 말하듯이 욕망의 수수께끼의 중심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사실은 "본능은... 환유라는 철도에 포획되어 영원히 다른 어떤 것에 대한 욕망으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생물학적 본능이 언어에 주입되며 인간 욕망으로 변화되고, 존재 안의 결여(존재의 결여)를 메우고자 하는 시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하나의 대상에서 다음 대상으로 그리고 다시 그 다음 대상으로 이끌리게 된다.

- pp188-189

기표로서의 사랑을 욕망한다면 그 사랑은 영원히 충족되지 않는다. 사랑으로 이름짓지 않는 관계, 하나의 기표를 부착하고자 하지 않는 관계, 그런 관계만이 지속가능하다.

 

관계의 문제는 반대쪽 자리에 무엇이 혹은 누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자리 자체이다. 그로 인하여 생겨난 자리가 아니라 원래부터 마련해 놓고 기다려왔던 자리이기 때문이다.

관계가 나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면 그 관계의 상대편에 있는 사람이 문제라기 보단 관계에 대한 나의 기대가 문제인 경우가 대부분.

 

우! 유! 빛! 깔! 라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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