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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와구와구 먹고 나니 딱 도시락 한 통만큼의 김밥이 남았다.오늘 점심엔 남편이랑 김밥을 싸먹었다. 집에서 김밥을 직접 만들어 먹은 건 처음이었다. 김밥이란 누구에게나 추억의 음식일 거다.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김밥을 싸면서, 먹으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누었다. 우리 엄마는 이렇게 했었어라고 이야길 나누며, 김밥도 그렇게 두 가지 종류로 만들었다. 소풍날 새벽이면 고소하게 풍기던 참기름 냄새, 김밥 싸는 엄마 옆에서 김밥 꼬다리를 나눠 먹던 기억. 우린 별별 이야기를 다 나누는, 대화가 많은 부부이고 그렇게 10년을 넘게 살았는데도 처음 듣는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남아있구나 싶었다. 김밥을 앞에 놓고 그렇게 예전 기억을 끄집어 내면서 왠지 모르게 마음이 찡해졌다. 와구와구 먹고 나니 딱 도시락 한 통.. 더보기
불확실성, 그리고 변용의 힘 나무랄 데 없는 생활인데, 요 몇주간 내 맘이 묵직했다. 왜인지 알 수 없이 개운치 못한 기분. 뒷덜미를 누르는 긴장감. 그러다 오늘 아침, 불현듯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새로 닥치고 있는 일들에, 아니 정확히는 새로 벌리고 있는 일들에 자신이 없기 때문인 듯하다. 호기롭고 신나게 일을 벌리고 있긴 한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하는 마음. 그리고 새로운 일이 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두려운 마음. 그러고 보면, 내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던 게 몇년만인가. 자뻑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첫 직장에서 나름 성공한 후 나는 무슨 일이든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직장을 옮기려던 시도가 몇 번이나 실패했을 때도 진심으로, "아 나를 몰라보네"라고 생각했었으니까. 그리고 결국 새 직장으로 발을 들여.. 더보기
스피노자의 철학 중 - 1. 스피노자의 철학저자질 들뢰즈 지음출판사민음사 | 2012-02-20 출간카테고리인문책소개『스피노자의 철학』은 20세기 스피노자 르네상스를 주도한 프랑스... 가장 좋은 사회는 사유 능력을 복종의 의무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사회, 오직 행위에만 적용되는 국가의 규칙에 그것을 종속시키지 않는 것을 자신의 고유한 이해로 삼는 사회일 것이다. 사유가 자유로운, 따라서 생동적인 한, 그 어느 것도 위태로워지지 않는다. 사유가 그렇지 못하게 될 때, 모든 종류의 다른 억압들 또한 가능해지며, 그것들은 이미 실현되어, 어떤 행위라도 유죄가 되고 모든 삶이 위협받게 된다. 의심할 여지없이 철학자는 민주주의 국가와 자유주의적 환경에서 가장 우호적인 조건들을 발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목적을 국가의 목적들이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