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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거나 옮기거나 만든 책 이야기

첫 책이 나왔습니다





제 첫 책이 나왔습니다. "첫"이라는 말을 꼭 붙이는 이유는 두번째, 세번째 책도 쓸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참 성급하지만, 책을 쓰는 과정이 제게 굉장히 즐거운 시간이었기에 그렇습니다. 그것만으로 계속 글 쓰는 사람일 수 있기를 바라는 이유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러운 글이라거나, 그런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저의 "첫" 책이고,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나중에는 이 책이 부끄러워질 만큼 더 잘 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더 잘 살아내야지, 계속 공부해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긴 제목이 붙은 이 책은, 짧게 말해 "이 시대의 일하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올해로 제가 '일'해온지는 딱 15년째에 들어섭니다. 그 시간 동안 저는 일을 대체로 열심히 했고, 잘하고 싶었고, 사랑하고 싶었습니다. 일을 사랑할 수 없었던 시간이 가장 불행했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일이 내 삶 전체를 잡아먹게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멋진 이력서를 좇아 전전긍긍하며 살다가 결국은 직장에 소속하지 않기를 선택하고, 다시 롤링다이스를 만들어 이 일 저 일을 벌리며 살고 있는 오늘까지, 그 중심에는 '어떻게 일해야 떳떳하고 행복할까'라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 지점을 알아보고 책 쓰기를 제안해준 전 어크로스 편집자 김류미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글을 쓰며 자꾸 머뭇거리는 저에게 귀한 조언을 주신 어크로스의 김형보 대표님, 애정을 담아 책을 만들어준 박민지 편집자에게도 감사합니다. 글을 쓴 건 저지만, 책을 만든 건 출판사의 '일'하는 이들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할 분들을 적어봤는데, 이 분들께 드릴 책을 사는 것만으로 1쇄의 1/10은 소진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습니다. 이 글에선 딱 세 그룹(?)께만 인사를 전하려 합니다.


우선, 나와 함께 새로운 일을 실험하고 있는 롤다의 조합원 9명--박선주, 신나리, 이선희, 이유미, 이한나, 임소희, 정동윤, Alex, H님에게 감사합니다. 책을 쓰면서 롤다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조심스러웠습니다. 이건 내가 기록하는 롤다의 이야기일 뿐인데, 이것으로 롤다의 전체를 대표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서였습니다. 그렇지만 롤다 이야기를 쓰지 않고는 내 '일'의 고민이 가닿은 곳을 도저히 이야기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두번째로 부모님.

어쩔 수 없이 부모는 삶의 첫번째 준거가 되는지라, 일에 대한 제 태도의 절반 이상은 두 분에게서 왔습니다. 한때는 그것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온전히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인 남편. 때로 SNS에서 '내 가장 친한 친구'로 묘사되곤 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무엇이든 두려움 없이 시도할 수 있는 사람에 가까워지고 있다면, 그것은 온전히 남편의 덕입니다. 남편없이 살게 되지 못하게 묶인 덕으로 그만큼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책이란 것도 세상에 감히 내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이 읽어주실 책이 될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건 또 쓴 사람의 몫이 아니겠지요. 그저 읽어주는 분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의미가 있는 책이 되기를 바라면서 썼습니다. 세상에 내놓는 책이니만큼, 그저 자기만족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려고 노력했습니다. 누군가 노력을 알아준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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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머지 않아 보시게 될 분에게는 선물 드리겠지만, 그때까지 참을 수 없다 싶으신 분이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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