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신에게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고 믿어버린다면 정말 아무런 선택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다. [사회학의 쓸모] 중에서, "인간의 선택은, 마치 손에 쥐고 있는 카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패가 미리 결정되어 있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면 가능성의 배분을 조정하지요. 실행 가능한 패와 불가능한 패, 좀 더 돈을 딸 수 있는 패와 그렇지 않은 패는 서로 분리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택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지는 않습니다. (...) 우리는 권력을, 인가의 선택의 가능성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떠한 권력도 선택이라는 인간의 능력 자체를 빼앗을 수는 없습니다." (99쪽) "제가 수행하고 있는 종류의 사회학은, 대화의 참여자들이 이후 세대가 살아가게 될 사회(자신들이 사회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사회가 그들을 만들어내지요) 속에서 각자.. 더보기
복잡한 문제는 복잡하게 이해해야 한다 어떤 필드를 대상으로 하는 비판이 그 필드에서 일하는 이들의 자질이나 수준의 문제로 수렴되는 것을 경계한다. 그 필드의 특정한 개인이 아니라 사람들 전반을 향하는 비판으로 일반화되는 경우를 경계한다. 그 필드가 정치든 언론이든 공공섹터든 특정한 산업이든 심지어 어떤 세대에 대해서든, 마찬가지다.물론 어떤 필드의 사람들이 대체로 능력치가 부족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존재한다면, 그 상황은 대개 문제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 쪽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이유가 이것만은 아니다. 그 필드의 사람들 전반을 향하는 비판이 일으키는 효과가 득보다는 실이 많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분투하는 이들의 의욕을 떨어뜨리며, 그들이 일상의 일부로 부딪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들을 보이지 않게 만.. 더보기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것 여행중인 며칠 동안, 타임라인은 알파고와 이세돌의 이야기로 시끄러웠고, 나는 [본투런 Born to Run]을 읽고 있었다. 본투런은 제목 그대로 달리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인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4등급 급류에서 서프보드를 탔고, 거대한 모래 언덕에서 스노보드로 서핑을 했으며, 산악자전거를 타고 노스다코타주의 배드랜즈를 횡단했다. AP통신 종군기자로 세 군데 전쟁지역에서 활약했으며, 아프리카 최악의 무법지대에서 몇 달 동안 털 끝 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남았다." 이렇게 강한 남자가 달리기만은 할 수 없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몇 킬로미터만 뛰어도 금세 발과 다리에 고장이 생긴다. 이 책은 그 이유를 알아내고, 또 극복하고자 하는 저자의 탐색을 담고 있다. 탐색의 출발점은 멕시코의 타라우마라 족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