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른 생각, 다른 일상 1.세상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는 것들, 그래서 자신도 공기처럼 받아들였던 것들에 물음표가 떠오르는 것은 때로 개인에게 일시적인 불행으로 다가온다. 물음표가 당연을 당연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는 주관으로 바뀌면, 그 개인에게는 일상에 또 다른 과제가 생긴다. 새로운 주관과 자신의 일상을 어떻게 합치시키며 살아야 할지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일상의 밖에서 사회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때로 후원을 하고 지지를 보내는 것이야 어찌보면 쉽지만, 그도 결국은 일상을 살아야 한다. 삶에서 내려야 하는 무수한 선택 앞에서 새로운 주관이 턱턱 마음을 붙들어 버린다. 일상이 전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면, 턱턱 걸리는 마음을 그저 참아야 한다면, 결국 그 주관이라는 것은 사라지거나 이상한 자기합리화로 전락하고 만다.그렇다고.. 더보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심 김소연 시인의 한겨레 기고글을 읽고는, 아래 구절에 마음 속으로 두겹짜리 밑줄을 그었다."어쩌면 인생 전체가 이런 시행착오로만 이루어져 있을지도 모른다 싶다. 죽는 날까지 경험할 필요 없는 일들만을 경험하며 살다가 인생 자체를 낭비했다는 걸 뒤늦게 깨달을지라도, 커다란 후회는 안 해야겠다 생각한다. 수많은 인생 중에 시행착오뿐인 인생도 있을 테고, 하필 그게 내 인생일 뿐이었다고 여길 수 있었으면 한다. 대신, 같은 실수가 아닌 다른 실수, 같은 시행착오가 아닌 새로운 시행착오, 겪어본 적 없는 낭패감과 지루함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빛나는 경험이라는 게 따로 있다는 걸 이제는 안 믿는다. 경험이란 것은 항상 일정 정도의 비루함과 지루함과 비범함과 지극함을 골고루 함유한다. 돌이킬 수 없는 극악한.. 더보기
일의 형식과 내용 일의 형식은 내용만큼이나 중요하다. 형식은 그대로 두고 내용이 중요하다 믿으며 가는 건 결국 사람의 선의, 혹은 모른 체에 기대고 가는 셈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형식의 권위가 내용을 가볍게 무화시킨다.그럼에도 형식은 적당히 보이지 않는 곳에 우겨넣고 내용이 전부인 것처럼 일하게 되는 건, 형식을 바꾸는 일이 지난하며 소음은 많지만 성과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형식은 어쩔 수 없는 거라고 그냥 받아들이고, 쓸데없이 갈등을 만들지 말자고 생각하며, 보이지 않게 만드는 걸 요령이라고 포장해오진 않았는지. 요즘 반성이 많다. @facebook, 2016년 6월 2일 더보기